서랍 속 추억 하나에
마을이 되살아납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낙후된 세운상가군의 도시재생을 위한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운상가군은 1967년부터 1972년까지 차례로 건립된 세운·청계·대림·삼풍·풍전(호텔)·신성·진양상가라는 국내 최초 주상복합 건축물로 이뤄진 곳입니다. 이 중 세운·청계·대림상가에는 전기·전자 분야 수리 장인들과 유통 상인들이 많이 입주해 있습니다.
다시세운 프로젝트 거버넌스팀 소속 ‘세운공공’은 먼저 세운·청계·대림상가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부터 주민 수백 명과 인터뷰를 하며 이곳의 수리장인군을 발굴해 왔습니다. 발굴된 수리장인들과 2015~2016년에는 ‘수리수리얍’이라는 이름의 워크숍을 3차례 진행했습니다. 세운·청계·대림상가에서 오디오, 비디오, 조명, 오락기, 냉난방 기기 등을 고치는 수리장인들이 시민들이 수리를 요청한, 추억이 담긴 고장 난 전기·전자제품을 고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세운공공은 약 5개월간 수리 요청 142건을 접수했고, 이 중 사연이 명확한 제품 70개에 대한 수리를 각 분야 수리장인들에게 맡겼습니다. 수리수리얍은 수리 장인 개개인의 경제활동에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더는 자신의 기술을 찾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 수리장인의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세운공공은 세운상가군 일대의 수리업과 제조업 등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2017년 3월에 수리장인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운영해왔습니다. 이후 2022년 7월부터 세운상가에 위치한 (주)앵커랩과의 협의를 거쳐, 2023년 4월부터는 협동조합 법인 말소 후, 앵커랩에서 수리수리협동조합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